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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구석 미술관 (조원재, 2018)> 서양 화가들의 TMI, 설연휴 국립현대미술관 무료전시 관람 후기

mjkcool 2024. 2. 1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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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재 방구석 미술관 책 독서 후기, 국립현대미술관 무료 전시 관람

 

2월에 완독 한 책이 하나가 더 있는데 책 사진 찍는 것을 깜빡해 아직도 독후감을 쓰지 못했다.
그건 나중에 올리도록 하고, 오늘 완독 한 책 후기부터 쓰도록 하겠다! 

 

 

서양의 유명한 고전 화가들의 이야기를 실은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책이다.
14명의 거장들의 사생활 이야기까지 엿볼 수 있다.
난 미술사를 공부한적이 없어서 이 화가 중 반절 혹은 그보다 적게 들어보았다.
 
한 장마다 한명 또는 그 인물과 관련된 두세 명의 인물의 이야기까지 설명되고 있다.
난 미술사에 사실 관심이 없어서 킬링타임용으로 읽었다.
그렇지만 화가의 인생에 지나간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미술사 대신 가십거리에 흥미가 있거나 역사 속 인물에 깊게 파고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을 듯하다.
 
 
나는 현대미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현대미술은 작품의 의도를 작가가 보여주는 게 아닌 관객이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눈에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작품을 앞에 두고 관객인 내가 작가의 숨은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쥐어 싸매며 고통을 받아야 한다.
나는 그래서 무언갈 묘사해서 그 정체와 형체를 알 수 있는 그림을 좋아한다. 사물, 자연처럼 직관적인 것이 좋다.
특히 선호하는 주제는 자연 > 사물 >>>> 인물 순이다.
 

 
그래서 자연 풍경을 실제와 비슷한 색채로 담은 모네 그림을 좋아한다.
모네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작가기에 아주 무난한 취향일 수 있겠다.
 
 


흠... 그런데,

1주 반동안 미술서적을 읽으니 오래간만에 미술관 투어를 가고 싶은 것이다.

안암동에 들러서 항상 지나치기만 하던 국립현대미술관에 가기로 했다(현대미술 싫다며...)

황금 같은 설날연휴 마지막날에!

 

 

 

아침에 대충 닭가슴살을 먹고 집을 나서려 자니 귀찮았지만 일단 나왔다.

미술관 근처에 전망이 좋은 카페가 있어서 이 책을 들고 갔다.

미술관 먼저 들르는 게 낫겠지만 11시 반 다되어서 안암동에 도착했기 때문에

창문 앞 테이블에 앉으려면 사람이 몰리기 전에 가야 했다.

 

 

구름은 없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서 하늘이 뿌옇다. 전망은 경복궁과 북한산이 어우리진 풍경을 담고 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카페에서 편지+실링왁스 일회용 체험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요즘 저소비가 목표라 하지 않았다.

 

 

카페를 나와서 국립현대박물관에 들어가니

연휴라고 모든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다만 티켓 발권은 필요했다. 카운터에 가니 종이티켓을 바로 줬다.

현장에서 티켓 사진 찍을걸 ㅎㅎ.

 

 

 

전시를 대략 7개 정도 관람했다. 현대미술에는 애정이 없어 인상적인 작품, 유명한 작품 위주로만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사진이 많지 않다.

전시실 번호와 작가 이름도 기억이 안 나서 전시별로 임의의 번호를 붙여서 작성하려고 한다.

 

 

 

# 전시 1

쓸모 없는 로봇에 대해 생각하라는 취지의 전시이다.

이유없이 사다리만 타는 잉여 로봇
외줄타기 하는 잉여 로봇 (그리고 지휘자)

 

프로그램에 의해 로봇들이 움직이는 듯 보였다.

지휘자분이 한쪽 구석에서 로봇이 움직이도록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로봇이 움직이면서 기이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전시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멍 때리고 구경할 뿐이었다.

 

 

 

# 전시 2

멕시코에서 제주도로 파도 타고 넘어온 백년초(선인장)에 대해 생각해 주세요.

거기에 멕시코 한인들까지도 같이 생각해 주세요, 라는 메시지를 담은 전시였다.

제주도의 백년초
멕시코에서 사용하는 농기구들을 설탕모형(뽑기)로 만들어 한 벽면에 전시했다. 설탕이 녹으면 안되는지 쌀쌀한 공기.

 

 

 


 

사실 아직 미술관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했다. 처음 와봤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미술관 안에 무료 락커가 있어서 겉옷을 넣었는데

생각보다 미술관 내부 공기는 선선해서 살짝 춥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다들 무리 없이 겉옷 입고 돌아다닌다. 백화점처럼 더울 줄 알았다.

 

 

 

#전시 3

정말 이해가 가장 안 되는 전시였다. 의미부여가 안되는 작품이 가장 많았다.

목욕하는 해골

 

 

 

그런데 이 전시에 있던, 아마 내 기억으론 아래 작품이 이 날 본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죽은 태양에 대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 있고, 이걸 실제로 볼 일이 있을 줄 줄 몰랐고, 정말 현실적인 느낌이었다.

이건 대박이었다. 정말 마그마가 굳어있는 것 같았다.

태양 주위의 암흑... 그리고 스스로 빛나는 어느 별과 은하들이 너머에 있는 듯한 아주 은은한 푸른빛...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작품이지만 실제로 보게 되어 정말 기뻤다.

 

 

 

# 전시 4

영상물 전시였던 것 같은데... 아닌가? 딱 봐도 대충 누구 같다. 교과서 거장님!! 물론 아닐 수도 있다.

 

 

 

# 전시 5

어디 머나먼 외국...아프리카였는지 남미였는지, 아래 사진은 그곳의 기우제를 위해 만든 물건들..이라고 쓰여있었다.

 


이제 전시 구분이 안된다. 고전 미술들은 작화로 구분할 수라도 있지, 현대미술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래 설치작은 액상흑연에 적신 천을 천장에 걸어놓은 것이다.

 

그 아래에 검은 물들이나 흑연먼지 따위가 떨어지면 그게 매 설치장소마다 달라지니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라는 목적이다.

WHAT??

 

 

 

아래 초록이는 구면인 것 같다. 국제갤러리 근처의 소규모 전시장에서 본 작품 같다. 아마 맞는 듯. VR 효과 들어가는 거 보면.

 

 

 

# 전시 6

이 전시는 에이즈환자 및 동성애자를 기억하자는 전시다(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 걸까?).

작가와 그의 친구의 자필편지? 그런 게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퀸의 프레디머큐리가 생각난다.

 

전시에서 계속 보이는 손가락모양의 특유 폰트가 있는데 이 폰트가 계속 나타난다.

 

그런데 이 식물들은 에이즈와 어떤 연관이 있어 전시된 걸까?

 

94년도 한국의 어느 게이바 홍보글인듯 하다. 옆에 같은 시대의 les바 홍보글같이 보이는 것도 있었다. 오래전 기록들은 언제나 새롭고 신기하다.

 


 

이렇게 오랜만에 미술관 투어를 완료했다.

19시에 있는 다른 일정 전에 헬스장을 가려고 했는데 이런... 안암동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운동은 못 갔다.

 

오랜만에 미술관 구경을 하니 혼자인데도 정말 재밌었다. 쉬는 날 환기시킬 겸 가기 좋다.

전처럼 이렇게 멀리 나왔다가 체력 방전돼서 힘들까 봐 영양제도 먹고 출발했다.

 

무튼, 갑자기 미술과 가까워지는 좋은 시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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